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엊그제 데코헤라 암막커튼 설치 후기를 올려었는데요, 에어컨 설치 기사님들에게 부탁하여 설치했었죠. 그런데 설치 후에 보니 피스를 균등하게 삼등분하여 박지 않고, 들쭉날쭉 되는대로 피스를 박아 커튼이 잘 치지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다시 와이프가 전동 드릴기를 빌려와서 에어컨 설치 기사가 박아 놓은 피스를 뜯어내고 다시 피스를 박아야만 했죠. 딸아이의 방을 먼저 재 설치를 했는데, 시다를 하던 아들이 갑갑했던지 자기 방은 직접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아들이나 저나 똑같이 손재주가 없는데, 전동 드릴기라니, 화들짝했죠. 그런데 생각보다 아들이 자기 엄마보다 전동 드릴기를 더 잘 다룰 수 있다는 사실이 판명 났습니다. 사람은 뭐든 부딪혀 봐야 알 수 있는가 봅니다.
방 두개의 암막 커튼을 재설치하는데 무려 두 시간을 소요하고 나서 암막 커튼이 비로소 주름이 예쁘게 잡혔습니다.
결국 생각해 보니 에어컨 기사님들에게 수고비로 준 2만원만 날린 셈이었습니다. 왜 이 사단이 났는지 나름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전문가에게 일을 맡기지 않고 비전문가에게 일을 맡겼다는 것입니다. 커튼 설치는 당연히 인테리어 전문 기사에게 맡겨야 되는 것을 전동 드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에어컨 기사님들에게 일을 맡긴데서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둘째,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커튼을 빨리 설치하고 싶은 마음에 피스 위치 등은 생각지도 않고 일을 맡겼다는 것입니다. 에어컨 설치 기사들은 당연히 피스를 아무 위치에나 박았을 뿐입니다. ㅠㅠ
셋째, 직접 부딪혀 보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전동 드릴기 사용도 와이프와 아내가 할 수 있는데,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한 댓가가 여러 사람의 시간을 빼앗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시도도 해보지 않고 포기하면 시도도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하여 늘 후회가 남습니다.
생각을 깊게 하지 않고 서두러다 보면 당연히 실수하게 되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초래되기 마련입니다. 아이들 방에도 애초부터 버티컬 블라인드가 아닌 암막 커튼을 설치했더라면 이중 돈이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제발 생각 좀 하고 살아야겠습니다.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지, 다른 좋은 방법은 없는지 최소한 한 번은 생각해보는 습관을 길러야겠습니다.
그래도 데코헤라 암막커튼이 아주 만족스럽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습니다. 늦게까지 햇볕에 방해받지 않고 잠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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